어떤사랑
내가 너를 사랑했을 때
너는 이미 숨져 있었고
네가 나를 사랑했을 때
나는 이미 숨져 있었다
너의 일생이 단 한번
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라면
나는 언제나
네 푸른 목숨의 하늘이 되고 싶었고
너의 삶이 촛불이라면
나는 너의 붉은 초가 되고 싶었다
너와 나의 짧은 사랑
짧은 노래 사이로
마침내 죽음이
삶의 모습으로 죽을 때
나는 이미 너의 죽음이 되어 있었고
너는 이미 나의 죽음이 되어 있었다
정호승, [별들은 따뜻하다], 창작과 비평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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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주 수요일에 사랑니를 빼려고 예약했다.
월요일부터 살살 아파오던 잇몸이 이제는 물조차 제대로 삼킬 수 없게 되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. 당장 뽑아버려야지 하고 치과에 갔는데, 예약이 너무 많이 밀려서 다음주는 되어야 발치가 가능하다고 한다. 사랑니를 뽑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.
어째서 사랑니 뽑는 것 하나 조차 원하는 때에 할 수 없는 것일까. 처음 나오기 전에, 아프기 시작기 전에, 뽑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지기 전에 미리 알 수 라도 있었더라면. 물조차 삼키지 못할 지경에 이른 지금이라도 바로 뽑을 수 있다면. 이렇게 서럽지는 않을 텐데.
- 2015/03/19 12:3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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